미국 출신으로 한국에서 불교에 입문하여 유명해지신 현각스님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혜민 스님을 향하여 "부처님을 팔아먹는..."이라는 매우 심한 비판을 하였습니다.
혜민스님이 방송에 출연하고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을 비판하신 겁니다.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불교의 참된 가르침은 없다는 속 빈 강정이라고 비판하신 겁니다.
현각스님은 하버드 출신으로 불교에 귀의하여 국내에서 한 때 유명해지신 분입니다. 국내에서 종교활동을 하시다 한국 불교 종단의 세속화에 실망을 하고 한국을 떠나셨다고 합니다. 그만큼 순수 종교활동에 집중하시는 분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분의 비판이기에 혜민 스님을 좋아하던 많은 분들이 당혹해하고 있습니다.
현각스님은 미국에서도 활동하신 숭산 대 스님의 제자입니다. 1990년 하버드 대학원 시절에 숭산 스님에게서 영향을 받고 1992년에 한국으로 들어와 25년간 승려 생활을 하셨습니다. 그러다 2016년 한국불교에 크게 실망을 하시고 한국을 떠나셨습니다. 한 마디로 세속화된 한국 불교에 염증을 느끼신 것입니다.
지금은 기독교가 세간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주로 금전 문제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천주교와 불교도 드러나지 않았을 뿐 속으로는 많이 곪았다는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종교는 세속화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학문과 종교는 세속화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학문과 종교가 세속화되면 변질되기 때문입니다. 세속화 된다는 것은 '돈'과 '권력'의 맛을 안다는 말과 같습니다. 돈과 권력에 취하면 그 본질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역사를 보면 종교의 타락은 '돈과 '권력'에 취했을 때 발생했습니다.
세속의 비판적 역할을 해서 '세속'이 '타락'하지 않게 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학문과 종교입니다. 그런 학문과 종교가 세속화된다면 그 본질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현대의 종교와 학문은 많이 세속화가 된 듯합니다.
세속이 타락하지 않게 지도해야 할 학문과 종교가 세속과 같아진다면 세속의 타락을 누가 막을 수 있으며 바른 길로 누가 지도할 수가 있겠습니까?
종교인들이라고 tv에 출연하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출연의 본질이 구도와 가르침이 아닌 인기와 금전의 추구에 있다면 안될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대중에 많이 나서면 구도와 가르침이 아닌 인기와 권력의 추구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많은 이들의 존경과 추종을 받으면서 그들과 동 떨어져 구도를 하기란 너무나 어려울 것입니다.
성철 스님이나 김수환 추기경님이 tv에 자주 나오시진 않았습니다. 간혹 나와도 인터뷰 장면이 나올 뿐이었습니다. 그마저도 가르침을 주기 위한 인터뷰였습니다.
요즘 종교인들이 tv에 출연하는 모습을 보면 구도적 가르침보다는 시중 서점 진열대에 덮여 있는 힐링이나 개인 상담 등을 위한 것처럼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건 구도가 아니라 인기를 위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심리상담사나 정신과 의사가 할 일을 굳이 종교 지도자들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구도의 자세를 가르치고 근원적이고 철학적인 부분에 대한 가르침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현각 스님의 일성은 귀담아 들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혜민 스님이 싸구려 설법을 하고 다니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구도자답게 산에서 참선하시는 모습이 더 구도자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순수한 의도에서 tv에 출연하고 책을 쓰고 강연을 한다 해도 본래의 자리는 강당이 아닌 참선의 자리라 생각합니다.
한 가정이 건전하게 서려면 그 가정에 어른이 있어야 합니다.
어른은 그 집안의 갈등을 조절하고 집안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찬가지로 한 사회가 바로 서려면 그 사회에 존경받는 어른이 있어야 합니다. 어른이 없으면 갈등이 생겼을 때 상처가 크게 납니다. 예전에는 김수환 추기경님이나 성철 스님 같은 분들이 그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분들이 힐링 강연을 하고 개인상담을 하며 세월을 보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분들은 깊은 산속에서 참선만 하고 기도실에서 묵상 기도만 하셔도 사회에 영향을 주셨습니다. 지금은 그런 분들이 보이지 않아서 안타깝습니다.
지금의 사회 분열도 그런 사회의 어른이 없기에 조정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인기와 돈을 좇아서는 사회의 어른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도가 아니라도 인기와 돈이 따라붙기 시작하면 본인도 모르게 본질에서 멀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 가지고는 학문과 종교가 사회 통합의 기능을 할 수 없으며 사회의 어른이 될 수 없습니다.
지금의 시대는 종교 지도자들도 비난을 받는 시대입니다. 세상이 타락하여 종교를 떠나고 종교를 손가락질한다고 하기 전에 세상과 구별되어야 할 종교가 세상과 짝을 이루고 있는 건 아닌지 먼저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을 떠났지만 한국의 상황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하시는 걸 보면 현각스님은 아직 한국의 불교를 사랑하시는 것 같습니다. 불교도가 아니고 혜민 스님에 대해서도 잘은 모르지만 왠지 현각스님의 일갈에 불교뿐 아니라 다른 종교 지도자들도 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글을 쓰며 인터넷을 보니 오늘 현각스님에게 비판을 받은 혜민 스님은 바로 SNS를 통해 모든 걸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 수행 정진에 힘쓰며 공부하겠다고 발표 했습니다. 현각 스님의 비판이 혜민 스님에게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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