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 2020. 11. 3. 09:17

난장판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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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한창 무르익었습니다.

바야흐로 공연의 클라이맥스,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갑자기 관객 중 일부가 무대로 뛰어들었습니다.

이들은 허락도 없이 무대로 뛰어들어 시키지도 않은 막춤을 추어댔습니다.

 

이들을 쫓아낼 새도 없이 연주자들은 클라이맥스 음악을 힘껏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배우들은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당황하지도 않고 하던 극을 마무리지으려 했습니다.

난입한 이들은 내려가 주면 좋을 텐데 내려가지도 않고 오히려 객석에 있는 동료들을 손짓하며 불렀습니다.

아예 목청을 높여 친구의 이름을 불러대며 빨리 나오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그들의 친구들도 무대로 뛰어나와 같이 막춤을 추어 대기 시작했습니다.

 

 

 

 

그걸 보고 있던 객석의 다른 사람들도 참지 못하고

제멋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로 뛰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한데 어울려 흡사 오래 사귄 친구들처럼 같이 막춤을 추어댔습니다.

그런데도 배우들은 자기들의 할 일을 하고 있었고 연주자들은 열심히 연주를 계속했습니다.

 

아무도 무대에 난입한 이들을 내려보내지 않았고 무대로 나오는 이들을 저지하지도 않았습니다.

배우들은 아예 난입한 그들과 어울려 함께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무대는 배우들과 난입한 관중들과(심지어 그들 중엔 어린아이들까지 있었습니다.)

극의 절정을 연주하는 음악 소리와, 통일되지 않은 각자의 막춤이 뒤섞인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순식간에 무대는 그들의 국적 없는 막춤과 귀청을 찢는 듯한 굉음의 연주 소리가 뒤섞인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무대에 있는 이들이나 그걸 보고 있는 이들이나 모두가 그 난장판에서 한없는 즐거움을 느끼고

감정의 카타르시스에 터져버릴 듯한 흥에 휩싸였습니다.

 

이 난장판이 바로 우리의 뒤풀이 무대입니다.

 

 

 

 

 

그렇습니다.

난장판은 우리의 문화입니다.

 

비록 정치판이 난장판이 되고,

시장터가 난장판이 되고,

교실이 난장판이 되고,

집안이 난장판이 된다 해도,

그것을 즐길 수 있고,

그로 인해 남들은 상상조차 할 수도 없는 힘을 내는 것이

바로 우리 민족입니다!

 

 

 

 

 

전쟁으로 온 나라가 폐허가 된 난장판에서

지금은 세계 10위 권 안에 들어가는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고,

IMF의 난장판 속에서 우리는 전 국민이 참여한 금 모으기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줬으며,

태안 앞바다의 기름 난장판에는 130만여 명이 몰려가서

100년이 걸린다는 생태계 복원을 2년 만에 완성시켰고,

서슬 퍼런 군사독재의 난장판에선 민주의 꽃을 피우는 기적을 이루어 냈으며,

국정 농단의 난장판에선 촛불 하나로 정권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무저항의 촛불 하나로 정권을 바꾼 나라가 이 지구 상에 또 있는가를!

 

 

 

 

그뿐 아니라 문화 불모지의 난장판에서 한류로 세계를 휘어잡았고,

축구 변방의 난장판에서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이뤄냈으며,

코로나 팬데믹의 난장판에선 K-방역으로 생명을 구하고 있습니다.

 

외세의 침략으로 나라가 난장판이 될 때마다

우리는 세계사에서 찾기 힘들 정도로 전국적인 의병 활동을 일으켰고,

힘이 없던 70년 전 6월 25일, 새벽에 무방비로 쌍코피 터지게 얻어맞던 난장판에서

이제는 세계 6위의 군사 대국으로 누구도 감히 쉬 넘볼 수 없는 나라로 성장했습니다.

 

 

 

 

 

이 모든 게 난장판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우리는 난장판의 민족이요, 우리의 문화는 난장판의 문화입니다.

난장판이 벌어지면 없던 힘도 생겨 나고 꺼졌던 의욕도 활활 타오릅니다.

그래서 국난극복이 취미가 되는 민족이 바로 우리인 것입니다.

 

 

 

 

 

지금 세계는 난장판입니다.

바이러스로 세계 보건이 난장판이 됐고,

강대국들의 갈등으로 세계 경제가 난장판이 됐고,

이슬람 과격주의자들로 공포의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이를 해결할 이들은 난장판의 문화를 가진 우리밖에 없습니다.

난장판의 무질서 속에서 보이지 않는 질서를 창조해 내고 즐기는 민족!

난장판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요, 힘이요, DNA입니다.

 

 

 


FEEL THE RHYTHM OF KOREA!

 

막춤의 난장판이 또 한 번 세계인을 흥분시키고 있습니다.

우리의 막춤 난장판이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아예 호랑이까지 내려왔습니다.

민족의 영물 호랑이까지 가세해 세계를 깨우고 있습니다.

 

우리의 난장판 리듬으로 세계의 난장판을 정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난장판은 혼돈이 아닌

신명나는 한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에너지 넘치는 난장판 민족입니다!

 

그 한판을 통해서 서로가 친구가 되고,

그 한판을 통해서 화해의 장을 이끌어 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새로운 생명이요 창조요 질서입니다.

 

 

 

 

 

카오스에서 코스모스가 나오듯

난장판에서 새로운 질서가 창조됩니다.

난장판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새롭게 깨끗해집니다.

월드컵 길거리 응원에 수백만 명이 모였으나

응원이 끝난 자리는 깨끗했습니다.

그것은 우리만이 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의 난장판은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새로운 질서를 가능케 할 것입니다.

 

누군가 국뽕이라 손가락질해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세계는 난장판이 되었고

그걸 해결하기엔 우리가 제격이라는 것입니다.

 

막춤을 춥시다!

난장판을 만듭시다!

거기서 새로운 힘을 끌어냅시다!

우리는 난장판의 민족입니다!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백범 선생님이 꿈꾸던 나라가 멀지 않았습니다!

대만민국,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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