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 너무도 유명한 그림입니다.
추사 겨울 북풍한설 같은 뼛속까지 스미는 추사 김정희의 고독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 그림은 김정희 선생이 제주도로 유배 갔을 때 그린 그림입니다. 그림만 봐도 휑하니 쓸쓸한 곳에 외로이 집 한 채가 있는데서 추사의 고독과 쓸쓸함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추사 김정희는 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요?
김정희가 살던 시대는 이른바 안동 김 씨들이 나라를 다 해 먹고 있던 시대였습니다.
당연히 그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안동 김 씨가 처단하곤 했습니다.
김정희도 결국 그런 와중에 제주도로 유배를 가게 된 것입니다.
윤상도라는 사람이 당시 상소를 올려 안동 김 씨 중에 몇 명을 탄핵했습니다.
당연히 안동 김 씨 측에서 반격을 가해 윤상도는 결국 사형을 당하게 됩니다.
그런데 윤상도가 상소문을 쓸 때 이를 초안 잡아준 사람이 김정희였습니다.
이 일로 김정희도 고문을 받고 죽을 뻔하였는데 안동 김 씨 중에 김정희와 친분이 있던 사람이 나서서 간신히 죽음을 면하고 제주도로 유배를 가게 된 것입니다.
내륙이 아닌 제주도로 유배된 것은 더욱 충격이었을 겁니다. 누가 찾아오기도 힘들기에 아예 사회 단절이 된 것이나 다름없는 일입니다. 이때 세한도를 그렸습니다.
김정희의 제자 중에 지금의 통역관에 해당하는 역관으로 이상적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상적은 청나라에 다녀오면서 책을 구해 김정희에게 보내주곤 했습니다. 이에 고마움을 느껴 김정희 선생이 세한도를 그려 이상적에게 주었습니다.
그냥 보면 별로 볼 것도 없는 휑한 그림이지만 유배지에서 고독하게 지내고 있는 김정희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는 그림입니다. 회화적으로 보면 색도 없고 구도도 그렇고 뛰어난 그림이 아닐지 모르지만 그림에서도 찬 바람이 느껴질 정도로 개인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그림을 보고 청나라의 문인들도 찬탄해 마지않고 줄줄이 그림 옆에 찬사를 적었을 정도입니다.
김정희 선생은 이상적에게 그림을 주면서 공자를 말씀을 인용합니다. 겨울이 되니 소나무, 잣나무가 푸르른 줄 알겠더라는 말이죠. 소나무, 잣나무는 사실 사철 푸르른 침엽수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되니 그 푸르름의 절개, 변하지 않는 마음을 알겠다는 것이죠. 그만큼 유배지에서 지내고 보니 변함없는 우정을 보여주는 사람들의 고마움을 절실히 깨닫는다는 마음의 표현입니다.
세한도는 유배당한 사람의 심정이 그대로 그림에 옮겨져 있는, 추사 김정희의 고독이 그대로 나타나 있는 문인화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일제 시대에 일본인의 손에 넘어갔었는데 우리나라의 서예가이신 손재형 선생이 매일 일본인을 찾아가 애원을 할 정도로 공을 들여 결국 그 일본 사람이 감복하여 손재형 선생에게 넘겨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삭 달뒤 그 일본인의 집이 폭격으로 쓰러져 하마터면 세한도도 사라질 뻔했습니다.
그러다 세한도는 다시 손세기, 손창근이라는 부자에게 넘어가고 아들인 손창근 씨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탁하게 되어 지금은 온 국민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감사한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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