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발간되는지 모르겠는데, 예전에 샘터라는 조그만 잡지가 있었습니다. 교양잡지로 인기가 꽤 있었습니다.
어릴 적 그 잡지를 보다 신기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어느 문인이 대학시절에 친구들과 제주도로 여행 간 이야기였습니다. 그곳에서 글쓴이는 친구들과 신기한 체험을 합니다.
조그만 길을 걷던 그들의 몸이 분하고 공중으로 떠오르더랍니다. 거리상으로는 몇 걸음 정도를 공중으로 이동했다고 합니다. 마치 실제로는 내리막인데 보기엔 오르막처럼 보이는 도깨비길처럼 신기한 일을 직접 경험했던 겁니다. 눈으로 보질 않았지만 자연은 워낙 인간이 모르는 게 아직 많으니 가능성 없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군 복무 시절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위 이야기처럼 신비한 일은 아니었지만 제겐 자연을 느낀 경험이었습니다.
당시 공병대 장비병으로 근무하던 저는 도로 작업에 투입되어 강원도 깊은 산에 있었습니다.
하루는 산속에서 혼자 쉬며 바위에 앉아 이른바 명상이란 걸 해 본답시고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꽤 오랜 시간(10분 정도~)을 그러고 있었는데, 뭔가 무릎에 감각이 왔습니다. 뭘까하고 실눈을 살짝 뜨고 보니 새 한 마리가 양반다리를 하고 있는 제 무릎에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아마 움직이질 않고 있으니 저를 바위로 생각했나 봅니다.
신기해서 가만히 있는데 이번에는 반대쪽 무릎에 다람쥐 한 마리가 올라왔습니다. 고개를 돌리면 다 도망갈 것 같아 실눈을 뜬 채로 눈알만 조용히 굴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반대쪽에 있던 다람쥐가 갑자기 새에게 달려간 겁니다. 그러자 새가 날아서 도망갔는데 도망간 곳이 제 어깨였습니다. 이를 본 다람쥐가 제 어깨로 쫓아오니 이번엔 새가 다시 무릎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러니까 다람쥐는 다시 쫓아 내려오고 새는 다시 어깨로, 어깨에서 무릎으로.. 이렇게 좌우를 번갈아 가며 도망가고 다람쥐는 열심히 쫓아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다람쥐가 새를 공격하는 줄 알았는데 가만 보니 그게 아니라 서로 장난을 치는 것이었습니다. 멀리 날아가면 그만인데 산새는 굳이 제 어깨와 무릎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건 분명 새와 다람쥐가 서로 장난을 치며 노는 것이었습니다.
제게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잠시 뒤 몸이 뻐근하여 정말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자 둘은 쏜살같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자연과 인간은 서로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미세한 움직임에도 놀라서 사라질 수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의 펴해 가 점점 심해져 갑니다. 인간이 자연의 주인이라는 오만한 생각에서 벗어나 친구가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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