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 2020. 9. 22. 19:01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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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일본인 추리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소설입니다.
추리작가인데 감성적인 소설을 썼네요.
그렇지만 추리소설 작가답게 이야기 속의 얼개들을 잘 짜 놓았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보기


이 소설은 소설로서도 히트를 했지만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일본에서 뿐 아니고 홍콩에서도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홍콩 영화에서는 우리가 잘 아는 성룡 따거가 주인공으로 출연을 했습니다.
성룡 따거, 많은 사람들이 참 좋아했는데... 홍콩 시위 때 공안 지지 발언으로 요즘은 미운털이 좀 박혔습니다.

홍콩판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 소설은 2012년 국내에서 출간된 이래 매년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누적 판매는 100만 부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120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입니다.

저는 집에서 tv로 일본판 영화를 먼저 보았습니다.
영화가 너무 괜찮아서 소설로도 읽었습니다.
영화든 소설이든 내용을 알고 있으면 재미나 감동이 덜하기 마련인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내용을 알고 읽었는데도 재미와 감동이 그대로였습니다.
그만큼 가슴을 따스한 봄비가 촉촉이 적셔주는 것 같은 무언가가 있는 좋은 소설이었습니다.




살아가면서 인생에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각자 종류가 다를 뿐 모두는 자기의 고난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그런 모든 고난과 고민을 해결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내가 왜 이런 고난을 겪어야 하느냐고, 왜 나만 겪느냐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종류가 다를 뿐 고통의 강도는 각자에겐 자기의 고통이 최대치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러한 시기에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름의 방향을 안내해 주는 존재가 있다면,
그런 존재로 인해 고통을 조금은 덜 수 있고 인내심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바로 그런 이야기입니다.






어느 조그만 시골 마을.
이곳에 나미야라는 이름의 잡화점이 있습니다.
동네 아이들이 학교 물품을 사기 위해 들리기도 하고 주변의 어른들도 잡화를 사기 위해 찾는 곳입니다.
이 가게의 주인 할아버지는 우연한 기회에 꼬마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이야기를 하다가
아예 가게 외벽에 게시판을 걸어 놓게 됩니다.
누군가 고민을 게시판에 붙여 놓으면 할아버지는 밤에 읽으면서 일일이 대답을 적어 다시 붙여 놓았습니다.

처음엔 학교 생활에 대한 꼬마들의 고민을 들어주다 점점 청년들의 고민도 들어주게 됩니다.
젊은 청년들은 가족과도 시원하게 나눌 수 없는 나름의 고민을 답답한 마음에 잡화점에 남기게 되고,
잡화점의 주인인 나미야 유지 할아버지는 그들의 고민에 정성스레 자기 생각을 답해줍니다.




물론 고민이 있는 사람들에게 완벽한 해답을 알려줄 순 없습니다.
그들도 그걸 잘 알지만 완벽한 해답보다는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했기에
할아버지의 조언은 소리 없이 많은 이들에게 퍼져갑니다.

결국 할아버지의 주된 일은 잡화점의 운영이 아니라 고민을 읽어주고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통해 조언을 해주는 것으로 바뀌게 됩니다.
할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인생의 어려움에 처했거나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갈등하는 사람들입니다.

실패한 인생이라고 자조하는 젊은 뮤지션,
올림픽 대표를 꿈꾸는 젊은 여학생,
유복하게 자라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졸지에 야반도주를 하게 된 학생,
불륜으로 괴로워 하는 여인,
그 외 여러 사연의 사람들......



그들 중 어떤 사람은 할아버지의 조언이 도움이 되었고,
어떤 사람들에겐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할아버지의 조언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할아버지도 생의 마지막이 다가옴을 느낍니다.
이에 할아버지는 자신이 죽고 나면 자신에게 조언을 받았던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알려달라는 광고를 내라는 유언을 남깁니다.

그리고 그 날이 되었습니다.
마침 주인 없는 나미야 할아버지의 폐허가 된 잡화점에 밤늦게 좀도둑 3명이 몰래 들어와 잠을 청합니다.
그런데, 한 밤 중에 편지가 하나 둘 가게 안으로 떨어집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좀도둑들은 누구길래 그러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 걸까요?


 

 

일본의 대표 추리 작가답게 모든 이야기들을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필연 속에서 짜여진 일들로 잘 수놓았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우연히 만나는 일들도 가슴 뛰지만 필연으로 만나는 일들은 더욱 가슴 뛰게 합니다.
그것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가슴 뛰는 우연은 실은 모두 필연인지도 모릅니다.
필연이 아니라면 가슴이 뛰지 않을 테니까요. 예상치 못한 필연 말입니다.
우연히 만나는 일에는 감격보다는 기쁨이 있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이야기를 읽으면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모든 일들에 우연이란 것은 없고 실은 모두가 필연이며 모두가 서로 관계있음을.




서로가 관계있기에 우리는 서로를 이해해야 하고 서로를 사랑해야 합니다.
관계가 없는 사람들끼리의 집합체라면 이기적으로 살건 개인주의자로 살건 그리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에게 관계되어 있기에 우리는 서로를 사랑할 책임이 있고
서로의 아픔과 기쁨도 나누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의 만남과 나의 행동이 나비효과처럼 어느 시간에 전파되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모릅니다.
그러기에 보다 신중해야 하고 사랑의 파장만 전파해야 합니다.
서로가 서로와, 알건 모르건 관계하고 있고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다면 세상은 얼마나 더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요?

이런 소설을 읽으며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은 바로 그런 서로는 서로의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그런 깨달음에서 서로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싹트기 때문입니다.
소설 <나미야 백화점의 기적>,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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