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신화 / / 2020. 12. 14. 10:11

나르시스, 자기도취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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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이렇게 사랑하다가 사랑하는 것을 얻지 못하게 하소서!" 그러자 람누시아가 그 정당한 기도를 들어주었다.

 

자기도취!
자기 잘 난 맛에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도취에 젖어 사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려면 약간의 자기도취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약간이 아니라 남을 무시하고 깔 볼 정도인 사람들도 많다는 것입니다.
자기도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에 나오는 나르시스일 겁니다.
나르시스는 자기도취의 끝판왕이었고 그의 끝은 비참했습니다.

나르시스는 아주 멋진 미남이었다고 합니다.
장동건, 원빈, 소지섭 같은 연예인들도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미남이었나 봅니다.
숲 속의 요정 조차도 그에게 반할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숲의 요정 중 수다쟁이인 에코가 있었습니다. 이 요정은 벌을 받아 상대가 하는 끝말만 되풀이할 수 있었습니다.

 

<물 속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는 나르시스>



에코가 하루는 나르시스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즉시 상사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에코는 숲에 숨어 나르시스에게 말을 걸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끝말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가 "여기 누구 있니?"라고 하면 에코도 숲 속에 숨어 "있니?"하고 대꾸했습니다.

또 그가 주위를 둘러보며 "이리 와!"하고 말하면 "이리 와!"하고 따라 말했습니다.

마침내 나르시스가 "우리 만나자."라고 말하니 에코는 기쁜 마음으로 "우리 만나자."하고 말하고는 그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그를 두 팔로 껴안았습니다.

 

그러자 나르시는 깜짝 놀라며 "손 치워! 그전에 내가 죽는 게 낫지. 나에 대한 권리를 너에게 넘기느니!"하고 말하며 도망쳤습니다. 에코는 속절없이 "나에 대한 권리를 너에게 넘기느니"라는 말을 따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에코는 부끄러운 마음에 숲 속의 동굴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에코의 상사병은 날로 심해져 갔고 실연의 고통으로 몸은 여위어만 갔습니다. 나중엔 목소리와 뼈만 남았고 그러다가 목소리만 남게 되었습니다.

 

에코만이 아니라 많은 아가씨들과 요정들이 그로 인해 깊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러다 그들 중 어느 누가 하늘에 대고 기도했습니다.

"그도 이렇게 사랑하다가 사랑하는 것을 얻지 못하게 하소서!" 그러자 복수의 여신 람누시아(네메시스)가 이 기도를 들어주었습니다.

 

<샘물 곁에서 죽어가는 나르시스>

 

어느 날 나르시스는 사냥을 하다 목을 축이려 샘물을 마시려다 물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는 그 모습이 처음엔 자기인 줄 몰랐습니다. 그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는 물속의 인물에게 입을 맞추려 했으나 할 수 없었습니다. 안으려 했으나 안지 못했습니다. 물속에 팔을 뻗는 순간 그 인물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는 샘물 곁에서 떠나지 못하며 물속의 인물을 찾았으나 끝내 만나지 못하고 조금씩 죽어갔습니다.

나르시스는 물속의 인물이 자기 자신을 줄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처음부터 알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샘물 곁을 떠나지 못하고 그곳에서 죽고 말았습니다. 그는 죽어 저승에 가서도 스틱스 강에 비친 자신의 모습만을 보고 있었다 합니다. 그리고 그가 죽은 곳에서는 수선화가 피어났다고 합니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거야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자기만 잘난 줄 아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로 인해 주변의 누군가가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만이 아닙니다. 저기 정당만 옳다고 생각하거나 자기 학파의 학설만 옳다고 하거나 자기가 신봉하는 철학만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한 집단으로 인해 사회는 발전도 하지만 심각한 괴로움을 겪기도 합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정치를 보면 그렇습니다. 국민과 국가의 미래가 아닌 자기 정당과 이념만을 외치는 정치가 판을 칩니다. 그런 사람이나 집단들은 나르시스의 최후가 어땠는지를 보고 배워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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