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쉰들러 리스트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90년대 중반쯤으로 기억합니다.
거의 흑백으로 처리된 영화인데 나치 치하의 유태인들의 아픔을 그린 영화였습니다.
쉰들러는 독일인 사업가로 속칭 돈밖에 모르는 속물 중의 속물이었습니다.
유태인 수용소 소장을 찾아가 돈으로 매수해서 유태인들을 노동자로 사용합니다.
값싼 노동력으로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해 파는 것이죠.
그러다 유태인 회계사를 고용하고 점점 마음에 갈등이 일어납니다.
유태인들이 당하는 참혹한 현실에 눈 뜨게 된 것이죠.
그는 유태인들을 돕기로 마음 먹습니다.
돈밖에 모르는 쉰들러지만 자기 재산을 다 털어서 한 명이라도 더 구출하고자 합니다.
영화의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는 그의 몸부림이 잘 나타나서 감동스럽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일본의 군부와 나치는 2차 대전 전범의 상징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욱일기를 보면 참지 못하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고
유럽에서는 나치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참지를 못하는 것이죠.
간혹 외국 연예인들이 개념 없이 욱일기 찬양을 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피가 거꾸로 솟구치곤 합니다.
그래서 욱일기나 나치 이야기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특히나 대중에게 잘 보이는 정치인이나 연예인 같은 공인들은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갑자기 '나치'라는 단어가 실시간 검색으로 뜨길래 뭔가 하고 보았습니다.
혹시 유럽이나 남미에서 네오 나치가 나타났나 했는데 그게 아니고 우리나라 연예인이 연관되었네요.
그룹 여자친구 소원 나치 연상 마네킹과 포옹이라는 기사 제목으로 떠 있네요.
어디서 인지는 모르겠는데 소원이 나치를 연상케 하는 마네킹 옆에서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은 것입니다.
이걸 또 SNS에 올려서 많은 사람들이 보게 했습니다. 문제는 이 사진을 보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팬들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역시나 이 사진을 본 해외의 네티즌들이 사과 요구를 하는 등 시끄러운가 봅니다.
사진 몇 장 찍은 거 가지고 뭘 그리 난리냐 할 수 있으나 만약 외국의 연예인이 욱일기 옆에서 V자를 그리며 사진을 찍었다면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그와 같은 것이죠.
나치에 의해 유태인 홀로코스트를 경험한 유럽인들에겐 상당히 불쾌한 사진임이 맞을 겁니다.
여자친구 소원의 소속사는 아직 특별한 입장 발표를 안 한 것 같은데, 빨리 고의는 아니나 아픔을 건드린 것에 대해 사과하다고 발표하는 게 나을 거 같습니다. 불은 빨리 끄는 게 상책이죠. 사진이긴 하지만 너무 다정히 찍었네요..
우리나라 연예인들이 점점 세계화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여자친구 소원의 나치 마네킹 소동이 아쉽습니다.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것 같은데 삭제만 아니라 사과를 하라고 외국의 네티즌들이 항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단군이래 최대로 문화를 수출하고 있는 지금, 이러한 일은 한류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정치와는 무관한 연예인이라도 최소한의 역사적 소양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비록 고의는 아니라도 외국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을 겁니다.
여자친구 소원의 아쉬운 나치 관련 소동이 잘 해결되고 K-POP을 필두로 하는 한류에 나쁜 영향이 미치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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